경기도립극단 <상처입은 용>, 2017년 날아오르다
양정웅 예술감독, 이대웅 연출, 이오진 작가가 뭉쳤다! <윤이상;상처입은 용>
김영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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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하게 살아가는 작곡가는 세상을 볼 수 없다. 나는 인간의 고통, 억압, 불의에 대해 생각한다. 고통이 있는 곳, 불의가 있는 곳에서 나는 나의 음악을 통해 말하고 싶다.” - 윤이상

 

▲ 경기도립극단 <상처입은 용>, 2017년 날아오르다     © 수원시민신문

 

경기도문화의전당(사장 정재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윤이상평화재단이 공동주최하고 경기도립극단이(단장 윤봉구)이 주관한 연극 <윤이상;상처입은 용>이 내달 21()부터 29()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지난 7월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초연한 <윤이상;상처입은 용>과감한 시도와 높은 완성도를 갖춘 창작극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수원을 찾은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남겼다. 음악가 윤이상(1917~1995)의 탄생100주년을 맞아 각계 문화 예술 장르에서 그를 기리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립극단은 결코 정치적 잣대만으로 해석할 수 없는 그의 순수하고도 장엄한 예술 세계를 극으로 풀어내며 일찌감치 선봉에 섰다. 이제 <윤이상;상처입은 용>은 무대를 대학로로 옮겨 좀 더 많은 관객들과 소통을 시도한다.

 

동양의 사상과 음악기법을 서양 음악어법과 결합하여 완벽하게 표현한 최초의 작곡가라는 평을 받는 작곡가 윤이상(1917~1995). 유럽 평론가들에 의해 ‘20세기의 중요 작곡가 56’, ‘유럽의 현존 5대 작곡가로 분류되었으며 1995년 독일 자아르브뤼켄 방송이 선정한 ‘20세기 100년의 가장 중요한 작곡가 30에 들기도 했다. 화려한 수식어에 빛나는 그가 끝내 날아오르지 못한 상처입은 용으로 삶을 마무리했던 이유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삶을 관통했던 비극적인 한국 근현대사 사건들 때문이었다.

 

독일 유학생 시절, 북한에 있는 강서고분의 <사신도>를 직접 보기 위해 방북하며 간첩으로 몰려 기소되는 등 윤이상의 행위는 정치적 해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윤이상에 대한 평가는 순수한 예술가로서의 의지와 정치적으로 분류된 이분법적 이념 사이를 바쁘게 넘나든다. 그 자신 역시 개인적 행위와 정치적 소신 사이를 오가며 끊임없이 고뇌했다.

 

<윤이상;상처입은 용>은 그의 특별한 태몽 이야기를 타이틀로 삼는다. 어머니 꿈에 나타난 용이 신비하고 성스러운 산으로 여겨졌던 지리산 상공을 휘돌고 있었는데, 구름 속을 들어가 날기는 했지만 하늘높이 차고 오르지는 못했으며 몸에 상처도 나있었다는 것. 미래를 예견이라도 한 듯, 그의 삶 역시 날아오르는 용처럼 이상을 꿈꿨지만 굴곡진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많은 상처를 입었다. 작품은 그의 본질적 장소인 경남 통영을 배경으로 6세 윤이상이 처음으로 음악과 만났던 순간들로부터 시작해 17, 21, 29, 35, 47, 그리고 50세의 윤이상들이 등장하여 각기 삶의 중요한 순간들을 재현한다. 관객들은 그 파편화된 장면들을 조합하여 퍼즐처럼 맞추어진 그의 삶을 어느새 받아들이게 된다.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는 연령대별 윤이상의 무대마다 끊임없이 나타나는 첼로이다. ‘첼로는 그의 또 다른 자아를 대변한다. 윤이상과 첼로의 대화를 통해 그의 추억, 고통, 사랑, 음악적 이상이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윤이상;상처입은 용>의 화려한 연출진 역시 주목할 만하다. 양정웅 예술감독, 이대웅 연출가와 이오진 작가의 조합으로 탄생된 이번 작품은 몰입도 높은 스토리 전개와 세련된 연출로 극을 완성시키고 있다. 양정웅 예술감독은 서울예술대학 공연학부 연극전공 교수로 재직하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폐회식 총연출을 맡고 있다. 관객, 그리고 시대와 소통하는 연출가로 알려진 이대웅 연출가는 15분 연극제, 음악극, 라디오 낭독극 등 다양한 형식의 공연을 시도하며 최근 봄날의 후리지아처럼을 연출해 청소년들에게 유쾌함과 감동을 선사했다. 차세대 극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이오진 작가는 아직 낯선 인물인 윤이상을 어렵지 않은 인물로 구현하고 근현대사의 한가운데 서 있는 비운의 작곡가를 형상화했다. 윤이상 역에는 경기도립극단 단원 이찬우, 한범희, 이충우, 윤재웅, 정헌호, 윤성봉이 캐스팅 되어 연령별 윤이상을 맡아 격동의 역사의 곁에서 고뇌하는 예술가의 모습을 열연한다.

 

이오진 작가는 한국 근현대사에서 내내 오해받고 지워졌던 윤이상과 그의 음악을 무대 위에서 투명하게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끝까지 지키려고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나의 나됨을 지키려했던 사람 윤이상이 관객들에게 가닿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난 어딜가도 남의 나라 사람이었으니까요.”라는 극 중 윤이상의 대사처럼 그는 끊임없이 동양과 서양, 남한과 북한의 경계에서 분리와 단절을 겪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윤이상은 계속해서 화합과 평화를 추구하며 이를 자신의 음악에 드러냈다. 정치사회적으로 큰 변혁을 맞이하고 있는 2017, <윤이상;상처입은 용>은 윤이상이라는 인물을 통하여 개인의 이상과 사회적 요구 사이의 관계를 돌아보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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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9/25 [08:12]  최종편집: ⓒ 수원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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