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민들이 보고 온 세월호 현장 "'괴물'과 싸우고 있는 건 여전히 가족들뿐이다"
23일 수원시민들 "해수부를 규탄한다. 국민들에게 세월호를 즉각 공개하라"
강봉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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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역에서 출발하는 세월호 노란버스 수원 시민들을 목포로 안내해 준 노란 버스는 경기쿱 버스가 함께 했다. 기사님은 휴게소에 1시간 단위로 쉬어가며 안전한 운행을 했다.
▲ 수원역에서 출발하는 세월호 노란버스 수원 시민들을 목포로 안내해 준 노란 버스는 경기쿱 버스가 함께 했다. 기사님은 휴게소에 1시간 단위로 쉬어가며 안전한 운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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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일요일, 수원역에 26명의 수원시민들이 모였다. 버스를 함께 타고 목포 신항으로 가기 위해서였다. 세월호 수원시민공동행동의 유주호 대표는 이렇게 말을 꺼내며 현재 상황을 전했다.

"6월 30일, 김영춘 해양수산부(아래 해수부) 장관이 취임하고 가족들과 면담을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세월호 작업 상황의) 공개를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7월 1일 이 곳에 도착한 서울시민들은 가족 분들과 함께 가까이 가서 볼 수 있었는데, 이후 15일에 왔던 안산회원들은 갑자기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수원도 출발하기 전에 해수부에 전화를 하니 현장사무실로 전화를 하라고 해서 통화를 시도했지만 3일 동안 전화를 안 받았습니다. 지난 2월, 세월호 진실규명을 방해해 온 해수부 관련자들의 고발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고발수사는 착수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태다 보니 해수부가 일을 잘해낼거라 믿기 힘듭니다."

영통노란리본공작소 시민들이 만들어 나눠 준 리본 버스안 참가자들은 영통리본공작소에서 나눠준 리본을 달고 목포에 갔다. 영통리본공작소는 아이들 키우는 젊은 부모님들이 많이 참여하신다.
▲ 영통노란리본공작소 시민들이 만들어 나눠 준 리본 버스안 참가자들은 영통리본공작소에서 나눠준 리본을 달고 목포에 갔다. 영통리본공작소는 아이들 키우는 젊은 부모님들이 많이 참여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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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는 현재 영통 황골마을 북카페와 매탄동 매여울사랑방, 그리고 수원여성회와 금곡동 칠보마을에서 '노란리본공작소'를 열고 있다. 세월호 사건 이후 꾸준히 계속해 온 사람들 덕분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점점 늘어 올해 4곳으로 늘어난 것이다.

또 칠보산이 있는 금곡동과 영통구청이 있는 매탄동, 두 마을에서는 진실규명에 함께하는 시민들이 3년째 마을 촛불을 밝히고 있다. 버스에서 만난 참가자들은 지인의 연락과 공개밴드('세월호 매탄동 촛불')와 수원시민사회단체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알린 소식을 듣고 세월호 노란버스를 타러 올 수 있었다.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아이들을 여름 성경학교에 보내고 참석한 아빠와, 현장 방문을 처음 해본다고 밝힌 영상 디자이너는 혼자서 참가했다. 그 외 수원여성회원들과 매탄동 촛불 시민들, 그리고 성균관대역에서 피켓팅을 함께 해 온 시민들은 아이들과 함께, 지인들과 함께, 참가했다. 특히 천천고의 고3 수험생과 다리에 깁스를 하고도 참석한 두 분의 시민은 모두의 박수를 받았다.

목포 신항 입구에 쳐진 철조망  목포신항만 소속의 경비원들은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했다. 출입자 목록은 해수부 지침에 따른다고 말했다.
▲ 목포 신항 입구에 쳐진 철조망 목포신항만 소속의 경비원들은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했다. 출입자 목록은 해수부 지침에 따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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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노란버스는 사회적기업 경기쿱버스에서 고급버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오전 9시 30분에 떠난 수원시민들은 오후 2시가 되어서야 목포신항에 도착했는데, 한 시간마다 휴게소에 쉬어가며 안전운행 지침을 따랐다. 세월호가 당연히 그랬어야 했던 것처럼.

이미 목포를 한 번 와 보았던 매탄동 주민, 백성일씨는 목포 시내에 붙어있던 노란 현수막 퍼레이드를 자랑처럼 들려주었다. 그러나 이날 현수막들은 세월호가 누워있는 목포신항에 다같이 모여 있었다. 목포대교를 지나고 눈 앞에 세월호가 보여지자 참가자들의 감정은 흔들리기 시작다. 목포신항 주변에 둘러쳐진 철조망은 왠지 그 감정들에게 여전히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는 듯했다.

수원시민들에게 상황을 전해주시는 동수아빠 오전에 세월호 수색작업을 함께 지켜보신 아버님은, 방문한 시민들에게 지금 상황을 전해주러 나오셨다.
▲ 수원시민들에게 상황을 전해주시는 동수아빠 오전에 세월호 수색작업을 함께 지켜보신 아버님은, 방문한 시민들에게 지금 상황을 전해주러 나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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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의 416 기억 전시관에서 뵐 수 있었던, 2학년 7반 동수 아빠는 그 곳에서 안전화를 신은 모습으로 시민들을 맞이하셨다. 시민들은 천막이 쳐진 자리에 앉았고, 아버지는 그 앞에 섰다.

"배가 누워 있는 것은 저것을 들어서 세워줄 크레인이 우리나라에 없기 때문입니다. 조타실 조사는 이미 선체조사위가 들어가 확인했고요. 그 외 타계실이나 기관실은 아직까지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발견되는 핸드폰과 노트들은 복원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유해는 아직까지 DNA검사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객실은 정밀 수색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들이 선체 훼손에 반대한다고 말이 돌던데 정확히 그렇지 않습니다. 가족들은 작업 중 누구도 다치지 않게 안전하게 이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 마음이 수습 상황을 방해하는 것처럼 퍼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여기 가족들은 말 한마디, 행동 하나까지 모든 것을 조심하고 있습니다."

동수 아빠의 안전화 동수아버님은 세월호 가족분들 10여분께서 배 안에 직접 들어가 현장 작업을 함께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 동수 아빠의 안전화 동수아버님은 세월호 가족분들 10여분께서 배 안에 직접 들어가 현장 작업을 함께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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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계속 감추고 막아온 정부 아래에서, 모든 것을 직접 해내온 가족들이었다. 그러다보니 끝까지 과정을 직접 지켜봐야 스스로를 안심시킬 수 있는 건 당연하다. 동수 아빠 정성욱씨가 이 땡볕에도 안전화를 신은 이유다. 아버님은 오전에 수색 작업을 함께 하시고, 직접 상황을 전해주러 와주셨다. 세월호 가족들을 볼 때마다 영화 <괴물>이 떠오른다. 무장을 하고 괴물과 싸운 것은 피해 가족들이었다.

세월호 가족 10여 분이 돌아가며 수색에 참여하는 작업자들이 혹시 불편함은 없을까 지켜보고, 요구 상황이 있으면 직접 해수부에게 전하고, 물건 하나라도 소홀히 버려지지 않게 지켜보고 계셨다. 아버님은 함께 한 시민들의 질문에 충실히 답을 해주면서도, 오해를 낳을 수 있는 답변은 아예 하지 않으셨다.

목포신항 앞의 노란리본공작소 목포 시민들이 이 곳을 만들어 지키고 있었다. 목포 전교조 선생님들과 학생들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 목포신항 앞의 노란리본공작소 목포 시민들이 이 곳을 만들어 지키고 있었다. 목포 전교조 선생님들과 학생들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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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신항 주변에는 여름 열기에 달아오른 컨테이너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목포 시청에서는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상황을 기록할 안내소를 설치했고, 목포시 교사들과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나와 노란리본공작소를 열어 봉사하고 있었다.

차량 진입이 금지된 도로 한쪽엔 천주교, 원불교, 개신교, 감리교 등 종교안식을 위한 컨테이너들이 각각 놓여 있고, 미수습자 가족들은 세월호 작업장 바로 앞에 따로 설치된 컨테이너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세월호 저 배를 세울 크레인이 우리나라에 없어서 뉘인 체 작업하고 있다고 한다.
▲ 저 멀리 보이는 세월호 저 배를 세울 크레인이 우리나라에 없어서 뉘인 체 작업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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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 이후 바뀐 것은 경찰이 시민을 대하는 태도라고 했다. 실제로 출입문 경비를 맡고 있는 경비원들께 인사를 드리고 몇가지 물어봐도 되겠냐고 말을 건네자, 경비원들은 박스에서 나와 친절히 답해 주셨다. 그분들은 목포항만 소속이고 해수부가 원하는 요구사항을 전달받으면 그에 따라주고 계시다며 자신들도 작업이 이뤄지는 안쪽은 들어가보지 못했다고 했다.

교통정리를 하고 계신 경찰관에게도 얼음물을 건네주며 더운데 몇 시간이나 서 계시느냐고 물었더니 한 시간마다 교대한다면서 한 시간이면 꽤 힘들겠다고 하니 웃음을 지어 보이셨다. 목포시 안내소에 계신 공무원 분에 의하면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거치된 이후 주말과 공휴일에 100여 명이 시민들이 꾸준히 찾아오다가 7월 이후 찾는 사람들이 뜸해졌다고 전했다. 유주호 대표가 전한 상황과 일치했다.

세월호 접근 공개를 요구하는 수원시민들 세월호 가족들에게 힘이 되고, 진상 규명을 함께 하기 위해서 여전히 국민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로 주장한 수원시민들은 출입을 막는 해수부를 규탄했다.
▲ 세월호 접근 공개를 요구하는 수원시민들 세월호 가족들에게 힘이 되고, 진상 규명을 함께 하기 위해서 여전히 국민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로 주장한 수원시민들은 출입을 막는 해수부를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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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민들은 그 자리에서 바로 해수부를 규탄했다. (아래는 기자회견문 일부)

"해양수산부 현장수습본부는 피해자 가족들간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말로 참관 요청을 거부하였다. 참관의 목적은 미수습자 수습을 염원을 함께하고, 3년여 간 충격과 슬픔 속에서 세월호를 기다려온 국민들이 그 아픔을 공감하고, 반드시 세월호 참사의 문제가 해결되기 위한 것이다.

주말 수색작업 일과를 마친 시간 후 안전한 위치에서 참관하겠다는 것을 피해자 가족들에게 설명하고 이를 가족들은 존중하여 합의하여 전했음에도 해수부는 대체 누구와 이야기하고 있는가?

세월호 인양 준비와 과정, 진상규명에 대한 조사 과정까지 해수부가 3년여 간 보인 태도는 지금도 전혀 변한 게 없다. 은폐와 방해, 피해자 가족 갈라치기 등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그 책임을 국민들에게 돌리는 행태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우리는 지난 5월 4일 미수습자 가족의 호소를 잊을 수가 없다. 단 한 명의 국민일지라도 포기하지 않는 국가를 만들자는 국민들의 요구와, 미수습자 수습을 염원하는 국민들 앞에 해수부는 세월호를 공개해야 한다. "

목포신항 컨테이너 안에 전시된 인양 직후의 세월호 사진 세월호는 앵커와 스테빌라이저가 없어진 체 인양되었다. 과정 공개는 진실 규명을 위해 중요하다.
▲ 목포신항 컨테이너 안에 전시된 인양 직후의 세월호 사진 세월호는 앵커와 스테빌라이저가 없어진 체 인양되었다. 과정 공개는 진실 규명을 위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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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신항 앞 도로에는 그 간 이뤄진 인양 과정들의 문제와 지난 3년여 간을 담아낸 사진들이 작게 전시되고 있었다. 거리에 날리는 현수막과 깃발에는 왜 아이들을 구하지 않았는지,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감추려는 자들을 찾아내 처벌하라는 요구들이 적힌 채 펄럭이고 있었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수원시민들도 오늘의 소감을 나누었다.

"이렇게 직접 와서 보고 가니 다시 힘이 생깁니다."
"우리 함께 하니까 너무 좋습니다."
"절대 안 우시던 분들이 광주 518유족을 만나고 크게 우시는 걸 보았습니다."
"그 곳에 계신 모두가 서로를 지켜주느라 애쓰고 계신다는 걸 느꼈습니다."
"누구보다 가장 힘드실 미수습자 가족분들께 힘과 응원을 크게 실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7월 23일 누워 있는 세월호의 모습 거치대를 여러개 받쳐 배가 흔들리지 않게 고정시킨 뒤, 위쪽(배의 좌현)을 잘라내고 들어가 발견된 물건들을 크레인으로 꺼내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 7월 23일 누워 있는 세월호의 모습 거치대를 여러개 받쳐 배가 흔들리지 않게 고정시킨 뒤, 위쪽(배의 좌현)을 잘라내고 들어가 발견된 물건들을 크레인으로 꺼내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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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길바닥에서 비닐을 덮고 추위에 밤을 세웠던 세월호 가족들을 기억한다. 그 가족들이 지금 다시 더위를 만나 싸우고 있다. 고(故) 신영복 선생님은 지독한 여름 징역에도 비 한 줄기가 내리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나쁜 맘들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따뜻한 마음들이 자리했었다는 것을 다시 알게 될 것이라 했다.

노란 버스를 준비한 유주호 대표는 오늘 함께 한 시민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8월 26일 버스 5대 한 번 채워볼까요?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가족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이 땡볕에 시원한 그늘이, 수박이 되어 드립시다. 여러분 그 때 또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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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7/25 [17:39]  최종편집: ⓒ 수원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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