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타상 제막식에 부쳐
[기고]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
윤미향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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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에타상 제막식에 부쳐

 

상처를 회복하지 못한 사람들
가슴에 아픔을 그대로 묻고 살 수 밖에 없는 사람들
너무나 선명해서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기억을 아직 지울 수도 없는데,
가해자들은 그런 일이 없었다는 듯이
양심에서 사실을 지워버린 채 반세기

나는 피해자인데
가해자는 없다 합니다.
피해의 흔적들은 널부러져 있는데
억울한 죽음이 나은 한들이 터져나와 대지를 흔들고 하늘을 울리고 있는데,
가해자는 눈길조차 돌리지 않고
절규하는 피해자들을 향해 거짓말쟁이라 힐난해댑니다.

기억하겠다는 약속을 꺼내는 것조차
아직은 무책임한 입놀림
희생자들을 추모하겠다는 우리의 머리숙임마저도
뻔뻔한 행동
피해자들과 손잡겠다는 약속마저도
나약한 다짐
우리가 바로 가해자이기 때문입니다.

오매 오매 나를 어디로 끌고 가려고 오셨소
무서워 무서워
동공이 파르르르
작온 몸둥아리를 또아리틀듯 웅크리고 앉아
따이한 무서워 따이한 무서워
어린 두 남매의 어미였던 베트남 아낙네는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50년 전 그 전쟁속

나도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로 끌려가
전쟁속에서
긴 세월을 보내야 했던 피해자
그 전쟁이 끝난지 7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우리에게 해방은 오지않고
우리는 여전히 그 전쟁의 상흔과 싸우고 있는 피해자
그러나 나는 한국사람
한국 국인들에게 베트남 여성들이 우리와 같은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하니
한국 사람으로서 너무나 죄송합니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 힘껏 여러분들을 돕고 싶습니다.

일본군의 '위안부''라는 아픔을 안고 살아온
한국의 할머니들이 전해준
나만 해방이 아니라 또다른 아픔을 겪은 베느남 여성들도 해방이어야 진정한 평화라는 메세지를 몸에 담고
베트남으로 날아간 젊은 따이한 여성들

그 때는 왜그랬대요?
왜 그렇게 무서웠대요?
왜 그렇게 잔인했대요?
베트남 할머니는 떨었습니다.

"사죄드립니다"
"가해자들이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하게 하겠습니다."
"베트남 할머니들과 나비의 꿈을 함께 꾸고 싶습니다."

눈물인지 땀인지
죄책감과 부끄러움, 분노의 용트림이 하루하루를 살게하고
전쟁의 상처가 아물 날을 기다리는 그들에게
사죄합니다 사죄합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이 죄를 어찌 다 깊을꼬
이 한을 어찌 플꼬
이 죄를 어찌 다 갚을꼬
이 한을 어찌 다 풀꼬
통곡하고 통곡하고 몸부림치지만
내 죄는 줄어들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게 흐르는 시간은 자꾸만 내 죄를 더욱 키워냅니다.

상처입은 나비가 보낸 평화의 꿈이
상처입은 또다른 나비의 날에에 살포시 내려앉습니다.
토닥토닥
쓰담쓰담
얼마나 힘들었어요
얼마나 아팠어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내 온몸으로 님의 고통이 전해져 옵니다.
내가 손 잡겠습니다
내가 함께 동행하겠습니다
우리도 함께 동행하겠습니다.

가해가 피해앞에 무릎꿇고
가해가 피해앞에 고개숙일 날
고통의 신음위에 웃음꽃 번지고
전쟁의 상처위에 평화가 싹틀때
피해자의 분노가 풀어질 말
상처에 또다시 가해진 상처가
좀엄으로 세워질때
우리의 아이들이 우리 위를 지나가 재잘거릴 것입니다.

평화가 참 ~ 좋다.
모두가 함께 누리는 해방 너무나 신난다.

그 날을 빨리 만들겠습니다.... 

 

2017년 4월 25일


김포공항에서 제주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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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4/25 [18:35]  최종편집: ⓒ 수원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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