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살 그 시절 모습 기억해줬음 좋겠어"
[11차 촛불] 세월호 생존자 학생이 '별이 된' 친구들에게 전한 눈물 발언
김영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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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1000일을 추모하며 열린 올해 첫 촛불집회 본대회엔 참사 생존자 학생 9명이 무대에 올라 살아남은 자의 아픔과 그래도 기억하며 싸워 끝내 이기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날 광장에 앉아 생존 학생의 발언을 듣던 시민들이 눈물을 흘리며 '촛불의 바다' 광화문광장은 '눈물의 바다'로 변했다고 현장언론 민플러스가 보도했다.

세월호참사 단원고 생존 학생 장예진씨의 발언에 유가족들이 눈물을 쏟았다.

'2학년 1반' 장애진(20)씨는 "시민 여러분 앞에서 저희 입장을 말씀드리기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우리만 살아나온 것이 유가족분들께 너무 죄송하고, 가족분들 뵙는 게 죄송했다"라며 생존자들을 짓누른 죄책감을 전했다. 그는 "저희도 친구들이 보고 싶은데 가족들의 마음은 헤아릴 수 없다"고 말을 이으며 "안부를 여쭙고 싶어도 나를 보면 친구가 생각나 더 속상하실까봐 그러지 못한 게 더 죄송하다"고 말했다.

장씨는 발언하는 도중 눈물을 참느라 몇 번씩 말을 멈추곤 했고, 같이 무대에 서 있던 생존 학생들은 눈가가 벌게지도록 울기도 했다.

장씨는 "저희는 모두 구조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탈출했다"며 "배가 기울고 한순간에 물이 들어와 많은 친구들이 (배 안에) 있다고 구조를 요구했으나 무시하고 지나쳤다"라며 당시 잔혹하고 무능했던 구조현장을 회상했다.

"구하러 온다고 해서 정말 올 줄 알았다.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저희는 지금 사랑하는 친구들과 함께할 수 없게 됐다"라고 말한 장씨는 "저희가 무엇을 잘못한 걸까요?"라는 질문을 한국 사회를 향해 던졌다.

장씨가 "아직도 친구들 페이스북에 친구를 그리워하는 글들이 잔뜩 올라온다. 꿈에 나와달라고 빌며 잠들 때도 있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친구가 원망스럽지만, 미안하고 속상할 때가 많다"고 솔직하게 그리움을 표현하자 광장 맨 앞줄에서 노란색 옷을 입고 앉아있던 유가족들은 '엉엉' 통곡 소리가 들릴 정도로 오열했다.

그는 "가만히 있으라는 말 대신 당장 나오라는 말만 해줬으면 지금처럼 많은 희생자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구하지 않은 이유를 알기 위해 세월호 7시간은 조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힘줘 말했다.

장씨는 끝으로 "너희 보기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다고, 죗값 치르게 하고 왔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며 '먼저 별이 된' 친구'에게 다시 만날 그날엔 "18살 그 시절 모습 기억해줬음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세월호참사가 일어난 지 998일째인 7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는 내려가고 세월호는 올라오라' 제11차 촛불 집회에는 김진태, 김준호, 이종범, 박준혁, 설수빈, 양정원, 박도연, 이인서, 장애진 9명의 생존자 학생이 무대에 올라 아직 단원고 2학년 학생인 양 '2학년O반 누구'라고 자기 소개를 했다. 장씨의 발언이 끝나자 참사로 자식을 잃은 부모 9명이 무대로 올라와 생존자 학생들을 꼭 안아줬다.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참사 전체 생존자 172명 중 당시 수학여행을 떠났던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생존자는 75명이다.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으로 고통받아 온 생존 학생들을 자녀를 잃은 부모 9명이 올라와 포옹했다. "괜찮아 너네 잘못이 아니야."
세월호참사 유가족 부모들.

 

세월호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 학생이었던 장예진씨의 글 전문. [출처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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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1/09 [17:14]  최종편집: ⓒ 수원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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