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민사회단체들 “수원시립아이파크 미술관은 몰염치의 상징될 것” 성명

수원시립 미술관 이름입니까"

이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15/10/12 [17:09]

수원시민사회단체들 “수원시립아이파크 미술관은 몰염치의 상징될 것” 성명

수원시립 미술관 이름입니까"

이경환 기자 | 입력 : 2015/10/12 [17:09]

 

문화연대, 다산인권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등은 지난 8일 “수원시립아이파크 미술관은 몰염치의 상징이 될 것”이라는 성명을 내고, 수원시립 미술관 이름입니까, 기업의 홍보관입니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수원시와 현대산업개발에 던졌다.

 

이들은 성명에서 “‘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There's something money can't buy.)’ 자본의 총아라 할 수 있는 유명한 미국 신용카드 광고에 등장한 말입니다. 신용카드 회사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역설적이었습니다. 실제 광고 내용은 돈으로 살 수 없는 무언가를 경험하려면 반드시 그 신용카드로 구매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기에 더 역설적이었습니다. 자본으로 살 수 없는 것까지 살 수 있는 전지전능함을 과시하는 자본의 시대입니다. 자본의 시대에 역행하는 발상일지 모르지만, 다시 거듭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에 대해 말해 보려 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인디언의 말처럼, 바람과 하늘과 땅을 어찌 돈으로 살 수 있느냐는 질문일 수도 있습니다”라며 “광고의 카피처럼 세상에는 분명히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좀 더 명확히 말하자면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상업적인 목적으로 거래되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 존재하는데 대부분 공공성과 관련된 것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본의 논리를 섣불리 적용해서는 안 되는 영역이지만 같은 이유로 항상 자본의 먹잇감이 되어온 것이 바로 공공의 영역입니다. 전지구적 자본주의 시대에 자본은 형태를 자유자재로 바꾸며 모든 종류의 경계를 넘나들며 지배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공공의 영역도 예외는 아닙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공성을 위한 다양한 싸움과 투쟁들은 자본이 얼마나 거세게 이 영역을 침범하려 하고 있는지 반증하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원에서도 작년부터 이 공공성을 지키려는 싸움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바로 수원시립미술관 명칭과 관련된 싸움입니다.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의 중심에 위치한 화성행궁 앞에 건설된 시립미술관은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수원시에 '기부채납'하는 미술관으로 10월 8일 개관을 앞두고 있습니다. 문제는 기업이 미술관을 지어서 기부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현산측은 미술관의 명칭에 자사 특정 아파트 이름을 넣겠다고 주장했고 수원시는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이 주장을 수용했다는 것입니다.”라고 염려했다.

 

성명은 “지난해부터 시민단체와 미술인들이 주축이 되어 특정 아파트 이름이 들어간 공공미술관 명칭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수원시 측은 기업의 기부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아파트 브랜드 사용을 받아들인 것이므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였고, 현산 측은 ‘당사의 순수한 기부 사업이므로 명칭에 기부 주체를 명기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뻔뻔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기부 한 기업 명칭이 들어간 사례는 종종 있었으나 공공건물의 명칭에 특정 브랜드 이름이 들어간 것은 국내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입니다. 왜 현산은 많은 시민사회단체와 지역 예술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술과 전혀 상관없는 아파트 이름을 미술관 명칭으로 고집하는 것일까요? 기부의 대가로 아파트 브랜드를 대놓고 홍보하겠다는 것, 자본으로 공공성을 전유하겠다는 뜻으로 밖에는 해석할 수 없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예술을 향유하는 공간인 미술관, 그것도 시립 미술관은 공공의 것입니다. 공공 미술관 명칭이 기업 특정 브랜드 홍보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입니다. 심지어 현산은 건물을 지어 준 이외에 어떠한 기여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수원시의 땅에 지어진 미술관은 수원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될 것입니다.”라고 반박했다.

 

성명은 이어 “또 다른 문제는 공공 미술관 명칭이 지어지게 된 과정이 전혀 투명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 동안 수원공공미술관 명칭 바로잡기 시민네트워크(이하 수미네)는 수원시와 이 문제를 가지고 몇 번의 협의 자리도 가졌고 관련 정보공개청구도 두 차례 진행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이라는 이름이 확정되었는지 과정을 전혀 파악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수원시가 내놓은 답이라고는 ‘염태영 시장의 구두약속’ 밖에 없었는데 법적인 문서도 아닌 구두 약속이 그렇게 큰 효력을 지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명칭 반대 의견이 있다면, 관계자들이 만나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여 합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열린 시정’을 지향하는 수원시가 응당 취해야 할 자세입니다. 그러나 수원시는 ‘시장의 구두약속’이라는 옹색한 이유를 내세우며 독단적인 자세를 보였습니다. 시민들 뜻보다는 기업 눈치만 살피면서 치적 쌓는 것에만 몰두한 염태영 시장의 정치적 무능을 단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라고 수원시장을 비판했다.

 

성명은 “미술관은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의 중심 화성행궁 앞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미술관 부지는 수원시가 소유하고 있던 것으로 수원시는 이 부지를 마련하기 위해 거기서 살고 있던 사람들까지 다른 곳으로 이주시켰습니다. 그러나 그 터 위에 지어진 미술관 건물과 내부를 살펴보면 과연 현산과 수원시가 어떤 생각으로 미술관을 지은건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화성행궁이라는 역사적 공간 앞에 어울리지 않는 현대식 건물부터 시작됩니다. 메인 로비에 설치될 현대 차 포니 부조와 고 정세영 명예회장 흉상은 너무 노골적이라 낯이 뜨겁습니다. 미술관 명칭에 자사의 아파트 이름 넣는 것으로 모자라 아예 대놓고 시립미술관을 기업의 홍보관으로 만들었습니다. 같은 공간 맞은편에는 정조대왕 어진이 놓일 것이라 합니다”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성명은 “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서는 300억을 들여 이 만한 기업 홍보관을 지었고 앞으로 책임질 이유도 없으니, 남는 장사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 미술관 운영 위해 들어가는 운영비(1년 30억 이상으로 추정됨)는 모두 세금으로 충당된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현산은 ‘순수 기부’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로 얻은 개발이익을 시민들에게 당연히 돌려주어야 한다는 양심과 윤리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장사꾼도 이런 장사꾼이 없습니다. 문제는 그런 장사꾼들에게 수원시가 두 손 두 발 모두 벌렸다는 것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성명은 “공공기관과 대학교, 각종 공간들에 기업이름 건물들이 들어서기 시작할 때 우리는 문제의식이 별로 없었습니다. 자본의 이름으로 공간들이 채워지는 것에 대해 무감각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그러한 건물 이름은 당연한 것이 되었습니다. 발 딛는 대부분의 땅이 부자들의 것임을 자각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더 많이 가지려는 탐욕과 ‘돈만 있으면 불가능이 없다’는 자만 가득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까짓 ‘이름’을 빼앗길 수 없습니다. 지역사회에 ‘시립미술관’이 생기는 경사스러운 일에, 그 이름으로 ‘명예’와 ‘공공의 권리’ 모두를 빼앗길 수 없습니다. 여기서 양보하면 세월 지나면 사라질 이름들로 공간들이 모두 채워질 것입니다. 시민들은 기업 브랜드들의 경연장이 된 공간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시민’은 없고 ‘소비자’만 있는 자본의 영토에 지배당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그까짓 ‘이름’은 중요한 권리 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수원시립아이파크 미술관이라는 이름은 그야말로 몰염치의 상징일 뿐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들은 “현대산업개발은 수원시민의 문화발전과 사회적 책임을 위해 미술관을 기부하는 것인 만큼 어떠한 ‘대가’를 바라기보다 ‘기부’의 본질이 훼손되지 않도록 입장을 정리하라”고 요구했다.

 

수원시에게는 “현대산업개발과의 협의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고, 지금이라도 기업의 홍보관 역할을 하는 미술관의 명칭을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명칭으로 변경하라.”고 요구했다.

 

수원시의회에게는 “공공미술관 건립문제와 관련한 수원시의 불투명하고 일방적인 행정에 대해 철저히 감사하라”고 밝혔다.

 

이날 성명에 연명한 단체 및 개인은 문화연대, 다산인권센터를 비롯 국제민주연대, 인권교육 온다, 문화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광주인권운동센터, 인권운동공간 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삼성노동인권지킴이, 빈공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 전교조수원초등지회, 머리에꽃네트워크, 노동당 수원/오산/화성 당원협의회, 진보넷, 천주교 수원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수원지역목회자연대, 전교조수원초등지회, 경기비정규직지원센터, 수원환경운동연합, 매탄마을신문, 경기민권연대, 매여울건설 임직원, 칠보산마을촛불,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대안공간 눈, 민주운동계승사업회, 삶터, 대안미디어너머, 경기민언련, 한벗지역사회연구소, 참교육학부모회수원지부, 수원푸른교실&미술치료연구소, 수원민예총, 시드갤러리, 나무늘보 읽기모임, 대한성공회 수원나눔의집, 남문청소년모임꾸나, 수원녹색당, 정연희, 장세현, 이광훈, 정연훈, 정광휘, 정진, 정광석, 정종훈 장은경 조성원 장진경 임춘하 이미복, 이명아, 나은영, 천주교 수원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최재철 신부, 안용정, 이선희, 안민아, 이경진, 서주애, 이정수, 최준영, 단비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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