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국가는 우리를 버렸는데 국민들은 우리를 잊지 않았구나!”
세월호 유가족, 2일 화성노동인권센터서 국민간담회 진행
이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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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간담회를 하고 있는 예은이 엄마(왼쪽)와 윤민이 엄마. ⓒ장명구 기자


“국가는 우리를 버렸는데 국민들은 우리를 잊지 않았구나! 나라에선 방해만 하지 우리한테 해준 게 하나도 없어요.”

2일 화성노동인권센터에서 열린 ‘세월호 유가족 국민간담회’에서 안산 단원고 2학년 3반 윤민이 엄마 박혜영, 예은이 엄마 박은희 씨가 눈물을 훔치며 한 말이라고 뉴스Q가 보도했다.

이날 세월호 유가족과의 국민간담회는 화성여성회 서부지부에서 주최했다. 한미경 서부지부장을 비롯한 화성시민 10여명이 참석했다.

윤민이 엄마가 먼저 “딸만 셋인데 윤민이는 막내다. 서른 다섯의 나이에 수술을 세 번이나 하면서 얻은 귀한 딸”이라고 윤민이를 소개하며 말문을 열었다.

윤민이 엄마는 세월호 참사가 터진 날부터 몸소 겪은 이야기를 담담하게 전했다. 전원구조 문자를 세 번이나 받고 “별다른 일이 없겠거니” 안심했던 일도, 처음 진도 실내체육관에 내려가 상황판을 보고 “잘못 됐구나” 느꼈던 기억도, “팽목항에 가도 아무것도 할 게 없어 그냥 바다만 바라”보았던 일도 전했다.

윤민이 엄마의 이야기는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자연스레 이어졌다. 윤민이가 사고가 나고 8일째 되는 날 구조됐는데 “정부가 조직적이지도 체계적이지도 않았다”며, 정부가 우왕좌왕했다고 비판했다. “운구차도 준비가 되지 않아 구급차량에 얼음을 깔고 시신을 올려 놓은 후 안산까지 왔다”고 했고, 안산에 올라와선 “장례식장도 준비가 안 돼 개인적으로 다 알아봐야 했다”고 했다.
윤민이 엄마는 “정치에 무관심했고 내 가족만 잘 챙기고 직장만 잘 다니면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정부에 뒤통수를 맞았다”며 “팽목항에서부터 ‘나라가 하는 행태가 아니구나! 우리를 살리려는 사람들이 아니구나! 내가 사랑하는 우리나라가 맞아?’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윤민이 엄마는 “청해진 해운에 가서 하지 왜 청와대 가서 하냐 하는 분도 있다”며 “배가 침몰하면 골든타임이 있다. 나라에서 아이들 구해 줄 시간이 충분했다. 한 명도 못 구했다. 아무 구조할 노력 하나도 안 했다는 게 괘씸하다”고 비판했다. “큰 배가 침몰할 때까지 경비정 1척, 헬기 3대는 말도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민이 엄마는 “요즘은 (정부에서) 책임이 없다고 한다. 배상이 아니라 보상한다고 한다”며 “왜 책임이 없냐”고 따졌다. “대통령도 책임지겠다고 하고 이제 와서 아니라고 한다”고 했다.

윤민이 엄마는 “우리는 부모다. 어떻게 포기하냐”며 “그 사람들이 우리가 부모라는 것을 간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포기도 안 되고 합의도 안 된다. 이기든 지든 우리가 해야 되는 일”이라고 했다.

윤민이 엄마는 “나라를 상대로 이길 수 있냐고 한다. 이기면 좋고 못 이길 수도 있다. 이기려고 싸우는 건 아니”라며 “나중에 윤민이 만났을 때 ‘엄마는 최선을 다했다. 니네가 왜 죽었는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민이 엄마는 국민들의 관심과 격려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춘천의 산골 한 협동조합에서 김치 110박스를 실어보낸 사연을 전했다. 제주도에서 귤도 보내준다고 했다. 부산에 국민간담회를 갔는데 하루종일 차량으로 여기저기 옮겨다주며 도와주신 분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SNS 댓글을 보면 국가는 우리를 버렸는데 국민들은 우리를 잊지 않았구나! 나라에서 방해만 하지 우리한테 해준 거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윤민이 엄마는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이 나오며 끝난 것으로 안다”며 “이제 시작이다. 진상조사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우리의 동력은 국민이다. 정부에 대항할 수 있는 것은 국민의 힘밖에 없다. 돈도 빽도 없다. 5년이든 10년이든 할 수 있는 것 국민의 힘뿐”이라며 “끝까지 지지해 주시고 손을 놓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저기에 있는 분들은 바꿀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국민의 힘으로 바꿔야 한다. 세월호는 이미 일어난 일이다. 조금만 밀어주고 손잡아 주시면 조금은 달라진 대한민국이 되지 않겠냐? 끝까지 함께 해 달라”고 했다.

예은이 엄마는 “눈물이 안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해도 여전히 예은이가 없기 때문에 우는 걸 멈출 수 없다”고 눈물을 훔치며 말문을 열었다. “예은이는 참 다람쥐 같은 아이였다. 가수가 꿈이었다. 타고난 목소리가 나오는 아이도 아니고 고음이 나오는 아이도 아니고 색깔있는 목소리가 있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자기가 이루고 싶은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말리기도 했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고 예은이를 소개했다.

예은이 엄마 역시 “200일 동안 별의별 일을 다 겪었다. ‘이렇게까지 해야 될까’ 생각도 했다”면서도 “국민간담회에서 본 수많은 청소년들, 가슴에 너무 많은 상처가 파편처럼 박힌 아이들을 생각하면 어들들이 이번에는 해야 한다. 하지 못하면 이 나라에서 살 자격이 없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예은이 엄마는 “너무 많은 증거 없어지고” “유족들이 CCTV를 지켰다” “세월호 궤적도 조작됐다가 나중에 복원됐다” “교감 선생님을 먼저 조사해서 자살하게 했다” 등등 그동안 제기됐던 수많은 의혹들을 떠올리며 “아무것도 풀리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은이 엄마는 “저희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만 깨어 있다면 할 수 있다”며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유가족과 함께 변화된 나라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할머니가 될 때까지 움직일 것이다. 끝까지 함께 해 달라”고 했다.

윤민이 엄마와 예은이 엄마는 일일이 참석자들의 가슴에 노란리본 뱃지를 달아주었다. 참석자들은 세월호 약속지킴이에 가입했다.


  
▲ 세월호 유가족 국민간담회. 모든 참석자들이 세월호 지킴이에 가입했다. ⓒ장명구 기자
  
▲ 화성노동인권센터에서 열린 세월호 유가족 국민간담회. ⓒ장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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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12/08 [16:23]  최종편집: ⓒ 수원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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