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적 삶을 위해
[칼럼] '칠보산 마을신문' 창간준비호 3호에서
고재필 사이좋은방과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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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필 사이좋은방과후 이사장  © 수원시민신문
이런 가정을 해보면 어떨까? 만약 우리 지역에 사고가 발생해서 전기공급이 보름정도 끊긴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아파트 승강기가 멈추고 대부분의 가전제품들이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냉장고 음식은 상하고, 밤에는 해가 떨어지기 무섭게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아파트에 물 공급이 중단되고 음식을 조리하기가 어렵다. 잠시 동안은 약수터에서 물을 받아 오거나 생수를 구입하여 생활하겠지만 이것도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먹는 것보다 더 힘든 문제가 있다. 사람이 먹으면 반드시 해야 하는 배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렇게 생각해 보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방식(에너지 과소비)은 참 불안정하다.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은 크게 화석연료(석유, 석탄, 천연가스)와, 수력, 원자력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런데 풍력과 태양에 의한 발전은 아직은 경제성이 없는 방식이고, 수력발전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현정부나 과거정부에서 야심차게 추진해 오던 원자력발전은 최근 일본의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안전성과 경제성이 과대 포장되었다는 견해가 전 세계적으로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어 가동 중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즉 현재 대부분의 전기는 화석연료로 생산된다고 볼 수 있는데, 화석연료의 경우 현재와 같은 추세로 소비한다면 석유(원유)는 40년, 가스 60년, 석탄은 180년 내에 고갈될 것이라는 예측이 주류이다.

전기뿐만 아니라 석유에 의존하는 우리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품들이 많은데, 먼저 자동차·항공기·선박연료, 의약품, 의류, 도로, 건축자재 등이 그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물건이 원하면 언제든지 구입 가능하다고 믿고 있어서 멀쩡한 물건들도 유행이 지난 것이라는 이유로 내다 버린다.

우리가 먹는 음식들도 알고 보면 대부분 석유이다.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음식인 쌀의 생산과정을 보자. 과거에는 쌀이 자연과 인간의 노동에 의한 산물이었으나, 현대에는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신한다. 5월 들녘에 모내기 하는 사람이 있는가? 가을 들판의 벼 베기는 누가 하는가? 모심는 기계와 콤바인이 경유라는 연료를 소비하며 종횡무진 내닫는다. 과연 이러한 삶이 지속 가능할 것인가? 지금의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가능케 하는 석유는 곧 지구에서 바닥 날 것이 확실한데 말이다.
 
과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현대 소비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지구가 세 개는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세 개 가지고 될까 싶은 생각이 든다. 현재 우리가 누리는 물질적인 풍요가 지속되길 원하는 이상은 에너지소비를 줄일 방법은 없다. 마치 계속 부풀기만 하는 풍선은 존재할 수 없는 것 같이.....

우리가 후손들에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물려주기 위해서는 “순환적(循環的)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쓰는 만큼 어디에선가 만들어질 수 있는 정도의 소비를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소박한 삶을 살아야 한다. 아니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 소유적 삶에서 주체적 삶으로, 물질적 갈망에서 정신적 탐구를 추구하는 변혁을 이루어야 한다. 가족과 이웃의 소중함을 알아 가고, 인간과 자연이 다르지 않음을 볼 수 있는 내적능력을 키워야 한다. 겨우내 맨몸으로 추위를 이겨낸 나뭇가지에서 연초록의 순이 돋고, 머지않아 그 나무에서 무성한 잎과 열매가 열리는 기적을 보며 즐거워하는 그 삶이야말로 진정 아름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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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6/02 [17:16]  최종편집: ⓒ 수원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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