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반도체 생산보다 안전과 생명이 중요하다"
[자료]일본의 수출규제 재료들은 대표적인 반도체 위험물질들
이경환 기자
광고

일본의 반도체 재료(화학물질) 수출규제에 대한 대책으로, 민주당과 청와대가 화학물질 관리와 관련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며칠 전 몇몇 언론들이 기사와 사설을 통해 소재국산화의 걸림돌로 환경규제를 지목한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반도체 생산 차질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틈타 환경규제를 약화시키려는 기업들의 속셈도 엿보인다.

 

당청이 화학물질관리법·화학물질등록평가법 등의 전체적인 틀을 건드릴 순 없다고 선을 긋긴 했지만, 중복심사 완화 등 규제완화를 검토하겠다메시지가 주는 위험을 그냥 보아 넘기기 어렵다. 여전히 위험한 화학물질을 다루다 병들고 다치고 죽는 일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이 수출규제로 지목한 품목들이야말로 대표적인 위험물질들이고, 그 동안 안전대책이 충분하지 않아 실제 문제를 야기해 온 것들이기 때문이다.

 

수출규제 대상인 불화수소, 다른 말로 불산은 악명 높은 화학물질이다. 이미 여러 차례 누출사고로 노동자와 지역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했던 전례가 있다. 화학물질관리법은 이렇게 반복된 화학가스 누출사고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다.

 

삼성반도체 공장에서도 20131월 불산 누출사고로 4명이 다치고,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고 당시, 삼성은 작업자를 대피시키지 않았고, 사고를 은폐하려 해서 사회적 공분을 샀다. 불산의 외부 유출은 없다고 했지만, 대형 송풍기로 불산을 공장 밖으로 빼내는 장면이 담긴 CCTV가 공개되면서 다시 한 번 삼성의 거짓말이 드러나기도 했다.

 

사고와 관련해서 진행된 노동부의 근로감독결과 2천 건이 넘는 산안법 위반사항이 적발되었다. 이후에 작성된 안전보건진단 보고서의 내용을 보면 더욱 심각하다.온갖 위험한 가스를 다루는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가스누출을 감지할 기구가 부적절한 위치에 달려있거나 수시로 오작동하고, 아예 감지기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가스가 누출돼도 배출할 장치가 아예 없기도 했다. 모두 흡입하면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화학가스들이었다.

 

일본의 또 다른 수출규제대상인 포토레지스트(감광제)는 발암물질인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을 반응 부산물로 발생시킨다는 점이 확인된 유해물질이다. 포토레지스트가 사용되는 공정은 반도체 공장에서도 직업병 위험이 가장 높다고 꼽힌다.

 

1980~90년대 미국 반도체 산업에서 유산 등 직업병 문제가 처음 불거진 계기도 바로 포토레지스트 때문이었다. 당시 유산의 원인으로 파악되어 1995년부터 미국에서 사용이 금지된 성분이 2009년 한국의 삼성과 하이닉스 공장의 포토레지스트에서 여전히 검출되기도 했다. 한국의 유해화학물질 규제가 얼마나 취약하고 뒤떨어져있었는가를 보여주는 수많은 예들 중 하나다.

 

올해 초 백혈병으로 사망한 삼성SDI 연구원이 했던 일이 바로 반도체용 포토레지스트 재료 개발이었다. 포토레지스트를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도 위험하지만, 이를 개발하는 일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위험했다. 포름알데히드 등 발암물질들을 취급하는 일이었지만 환기는 커녕 간단한 국소배기장치도 개인보호구도 갖추어지지 않았다. 연구 분야에 대한 특례 때문에 그나마 제조업에 적용되는 안전규제가 잘 닿지 않았다.

 

소재개발을 위해 환경규제를 없애거나 완화해야 한다는주장은 반도체 생산을 위해 안전과 생명을 희생해야 한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소재를 개발하겠다면, 우리사회가 합의한 안전과 환경을 위한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목소리는 크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안전을 위한 목소리는 여전히 잘 들리지 않는다. 국가는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소재를 국산화하는 일에 힘쓰는 것만큼 위험한 재료를 안전한 재료로 대체하는 일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반도체 생산보다 사람의 안전과 생명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2019718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전화: 02-3496-5067 , 팩스: 02-6442-5065, 주소: (우 156-827)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1049-4 경신빌딩(남부순환로 2019) 5층 501호, 반올림 홈페이지(다음카페):  http://cafe.daum.net/samsunglabor, 후원계좌 : 국민은행 043901-04-206831 (예금주 : 반올림)(기존 후원계좌를 2013년 9월부터 위와같이 통합, 변경하였습니다.)* CMS정기후원 http://goo.gl/xyJ9BD



 
광고
배너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기사입력: 2019/07/20 [08:30]  최종편집: ⓒ 수원시민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관련기사목록
위로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최근 인기기사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