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국가보안법 철폐다
<기고> 김삼석 군사평론가
김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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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석 (군사평론가, ‘반갑다군대야’ 지은이)

도보다리.
지난 4월 27일 남북간 적대적 대립의 상징이였던 군사분계선의 표식물이 있던 자리 바로 앞에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조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차담을 나눈 뒤 역사적인 ‘판문점선언’이 나왔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이윽고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되었다. 단연코, 북(조선)이 수십년간 미국에 요구해 온 대북적대시정책의 철폐가 의제의 핵심이다. 대북적대시정책의 철폐가 이루어져야 비핵화도, 북미간의 수교도 가능하다. 서로 적대시하면서 어떻게 핵이야기를 할 수 있고, 친구가 되자고 할 수 있는가? 서로 적대시하면서, 으르렁대면서 어찌 협정과 합의문이 잘 합의되기를 바라겠는가?

4월 27일, 남북 두 정상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음을 8천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하였다. 두 정상은 ‘냉전의 산물인 오랜 분단과 대결을 하루 빨리 종식시키고 민족적 화해와 평화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과감하게 열어나가며 남북관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담아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

6월 12일, 세기의 회담인 북미정상회담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새 시대를 바라는 북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역사상 최초로 실질적이고도 실제적으로 미 본토를 위협하는 다윗에 굴복한 골리앗이, 북에 대화를 구걸해서 성사되었다. 다윗의 요구대로 의제가 성립될 수밖에, 그래서 의제는 리비아 모델도 아니며, 북에 대한 체제보장도 아니며, 경제원조도 아니며, 경제번영은 더더욱 아닌, 그 의제는 미국의 북에 대한 대북적대시정책 철폐와 대북적대시정책의 군사적인 장치인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의 철수인 것이다.

남북이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선포한 마당에 남북이 평화와 번영을 얘기하고, 북미가 친구가 되자고 하는 마당에 서로 적대시하는 정책과 협정, 조약, 적대적인 군사적 장치는 모두 철폐하거나 새 시대에 맞게 바꾸고, 최소 동북아시아를 떠나야 비핵화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다고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북의 비핵화와 주한미군의 핵전략자산, 동북아시아의 미일의 핵전략자산의 비핵화를 동시에 말이다.

자 이제 비핵화의 시대에, 그럼 남쪽이 먼저 선제적으로 이루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국가보안법 철폐다. 왜? 국가보안법을 그대로 두고서는 서로 친구가 될 수 없다. 서로 껴안을 수 없다.

북을 반국가단체로 공산집단이라고, 북의 지도자를 반국가단체, 공산집단의 수괴로 보는 국가보안법을 그대로 둔 채 ‘평화와 번영’ ‘자주통일’ ‘판문점선언’을 이야기하는 것은 소위 유체이탈화법이다. 유체이탈선언이다. 남북의 오랜 반목과 경계, 불신은 국가보안법이 낳은 결과다.

국가보안법과 함께, 평화와 번영을 이야기 할 수 없다. 남북이 자유롭게 차 한잔 마시는 것도 쉽지 않다. 남북이 서로 편지는 물론, 자유로운 민간교류와 방송, 인터넷조차 부담없이 볼 수 없다. 판문점 선언에도 불구하고 선언에 어긋나는 웃기는 일은, 소위 북사이트와 해외 친북사이트는 여전히 접속 차단된 채 소위 ‘평화와 번영’을 이야기하고 있다.

분단 70년. 전쟁 70년. 전후미청산 70년. 남쪽의 국가보안법은 대북적대시정책의 법적, 문화적, 생활적 장치다. 주한미군은 대북적대시정책의 군사적 장치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호시탐탐 대북 적대성과 군사연습에 혈안이 되어 있는 대북적대시정책의 외교적 장치다. 한미행정협정은 대북적대시 정책을 유지하는 미군을 지원하는 행정적 장치다. 주일미군도 마찬가지로 많은 부분 대북적대시정책을 위한 미일 동맹의 군사적 장치다. 마찬가지로 미일안보조약은 대북적대시정책의 외교적 장치로서의 역할이 크다.

판문점 선언, 북미정상회담은 전혀 새로운 시대인 통일과 평화, 동북아시아의 전후청산시대를 열어젖히고 있다.

판문점 선언 1항에서 “남과 북은 남북 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 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하는 데도 국가보안법이 큰 걸림돌이다. 판문점 선언 뒤, 5월 26일 2차 남북수뇌회담뒤 김정은 위원장은 남쪽에서 더 인기가 높아졌지만, 국가보안법 때문에 여전히 눈치를 보며 그 인기를 실감(?)해야 하고, 신은미씨 처럼 남몰래 대동강 맥주가 맛있다고 해야 한다. 술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대단하더라는 이야기를 옆 사람을 살피며 이야기해야 하는 것도, 국가보안법이 병존하는 분단사회의 적폐다. 분단 70년이 낳은, 적대적인 남북이 서로 으르렁댄 결과 몸에 밴 보안과 경계다.

한때 ‘경부고속도로가 4차선’이라는 것이 국가기밀이 된 시절이 있었고, 술자리에서 조차 막걸리 보안법이 활개를 쳤으며, 해외에서 같은 동포를 만나도 잡아가둔 시절, 더더욱 통일과 통일운동에 관심을 가지면 징역, 무기징역, 사형, 간첩으로 둔갑되어 평생을 옭아 맨 강고한 국가보안법 체계.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만나자 판문점에서!’라고 외쳐도 감옥으로 처넣고 사형시켰던 국가보안법, 정치적인 반대자를 모조리 잡아가두었던 국가보안법, 전향공작과 강제급식으로 수감자조차 죽음에 이르게 한 국가보안법, 이런 적대적인 70년의 시대를 마무리하자고 도보다리에서 ‘판문점 선언’한 것이 아닌가?

동족을 가까이 하자. 동족을 알자. 동족을 이야기 하자. 동족이 무슨 생각을 하나 공부하자. 그래서 평화와 번영에 방해되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지 않는 국가보안법을 없애야 판문점 선언을 제대로 이행하는 것이다. 그래야 회식자리에서 눈치 안보고, 집에서 도서관에서 북녘책도 가감없이 보고, 개성에서 금강산에서, 한라산에서, 원산에서, 해외에서 자유롭게 ‘평화와 번영’이야기를 펼쳐낼 수 있지 않겠는가?

판문점 선언 1항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온 겨레의 한결같은 소망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절박한 요구”라고 덧붙였다.

남북관계를 방해하고, 적대시하는 법적 장치가 국가보안법이기 때문에,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지름길은 판문점 선언에서 국가보안법 철폐라는 것을 직설적으로 말하고 있지 않는가. 판문점 선언의 구체적인 이행은 실질적인 국가보안법 철폐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절박한 요구”라는 것이다.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당장 이행하라.

판문점 선언 1항의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은 이렇듯 동북아시아에서 적대시정책을 허물어뜨리고 새로운 평화통일 시대를 열어젖히는 의미도 갖고 있다.

‘남북’의 판문점 선언과 ‘세계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의 위력은 동북아시아에서 70년 이상 ‘적’을 양산, 기생해온 반평화적이고, 적대적인 전쟁 적폐인 국가보안법,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군산복합체를 새 부대에 담자는 것이다.

판문점 선언 1항대로 ‘남북 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하기 위해서 동북아 평화애호민중이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내는 획기적인 다짐과 발걸음이 필요할 때다.

정전직후 중립국감독위원회 일꾼들이 숙소에서 판문점으로 드나드는 통로를 위해 늪지대에 말뚝을 박고 세운 목조다리. 도보다리!

전쟁때 불발탄들이 1년이 멀다하고, 다리주변에서 터져 위험천만하기 그지없는 곳! 도보다리!

분단의 ‘늪’, 국가보안법의 도보다리, 그 위험천만한 일상 속에서, 국가보안법 없는 차 한잔과 산책을!

(이 글은 통일뉴스에도 함께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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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6/01 [16:32]  최종편집: ⓒ 수원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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