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삼성전자의 독단과 기만에 분노한다” 성명

[자료] 피해자 가족 54명의 입장, 「삼성전자의 일방적 ‘보상위원회’ 발표에 대하여」

김철민 기자 | 기사입력 2015/09/08 [00:27]

반올림 “삼성전자의 독단과 기만에 분노한다” 성명

[자료] 피해자 가족 54명의 입장, 「삼성전자의 일방적 ‘보상위원회’ 발표에 대하여」

김철민 기자 | 입력 : 2015/09/08 [00:27]

 

9월 3일 삼성전자가 갑작스럽게 “보상위원회 발족”을 발표했다. 보상위원 5인의 명단도 밝혔다. 보상위원회가 보상 대상을 확정하고 보상 절차를 총괄한다고 했다.

 

이번 발표로 삼성은 사회적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직업병 문제를 해결할 의지나 능력이 없음을 드러냈고, 이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소망하는 직업병 피해자들과 사회 구성원 모두를 우롱하고 기만하였다.

 

1. 삼성은 사회적 대화의 기본 원칙 뿐 아니라 자신의 약속마저 짓밟고 있다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교섭’은 2013년 1월, 삼성이 먼저 반올림에 대화를 제의하여 시작되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 절차도 2014년 10월, 삼성이 가족대책위의 제안을 적극 수용하며 강행된 것이었다. 그러나 삼성은 지금 교섭 상대방과 조정권고안이 분명하게 반대하고 있는 자신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밀어 붙이고 있다.

‘보상위원회’는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의 공개 사과 이후 재개된 첫 교섭(2014. 6. 26.)에서 부터 줄곧 삼성이 고집해 왔던 것이다. 삼성의 ‘보상위원회’는 겉으로만 외부 기구처럼 보일 뿐, 사실은 보상 문제를 삼성의 기준으로 삼성의 통제 범위 내에서 풀어내려는 도구일 뿐이다. 교섭 초기부터 반올림은 이처럼 불투명한 기구로는 직업병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혀왔다. 교섭 주체 간의 의견 조율과 전문가 검토를 거쳐 마련된 조정권고안도 삼성으로부터 독립된 ‘사회적 기구’의 설치를 제안했다. 조정권고안 발표 후에는 국내외 산업보건 및 법률 전문가들과 시민사회 역시 삼성이 권고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충고해왔다.

하지만 삼성은 그 누구의 비판도 권고도 조언도 듣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보상위원회 설치를 강행했다. 사회적 대화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외면하였고, 그 대화를 먼저 제안한 자로서 마땅히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염치마저 저버렸다. 그 몰상식과 몰염치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2. 보상위원회는 과연 누구를 대표하는가

삼성은 보상위원회에 피해자들의 대표로서 가족대책위 대리인 박 아무개 변호사가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가족대책위 내부에서는 이에 동의한 사실이 없다는 주장이 곧바로 제기되었다. 삼성의 발표가 가족대책위의 반대를 묵살하고 나온 것이라면 이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파렴치한 거짓말이 아닐 수 없다.

설령 가족대책위가 박 변호사의 참여에 동의했다 하더라도, 그는 가족대책위 여섯 명을 대표할 뿐이다. 오늘까지 반올림에 제보된 삼성반도체ㆍLCD 직업병 피해자의 수는 총 217명, 가족대책위에 속한 6 명의 피해자를 빼도 211명이다. 근로복지공단과 법원에서 반올림과 함께 산재인정 투쟁을 벌이고 있는 분들만 50명이다. 마땅히 사과와 보상을 받아야 할 이 수많은 피해자들을 박 변호사가 대표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이에 더하여 삼성이 보상위원 4인을 직접 지명까지 한 독단적인 태도는 경악스러울 정도다. 삼성에 의해 ‘권위자’, ‘전문가’로 명명된 그들이 어떤 이유로 이 문제에 권위와 전문성을 갖는가. 그들은 지난 8년간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도대체 어떠한 노력을 해 왔는지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한다. 단 한 명, 연세대 원 아무개 교수의 이름은 낯익다. 그는 삼성반도체 암 사망 노동자의 산재 소송에서 근로복지공단 측의 자문의사로 소견서를 제출하여, 소위 전문가로서 망인의 질병이 업무환경과 무관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3. 삼성은 직업병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없음을 드러냈다

삼성은 2015년 1월 조정위원회에 제출한 제안서를 통하여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도 지나치지 않다”며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절차와 방법에 따라 이를 실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일환으로 ‘회사로 반입되는 모든 화학제품에 대한 무작위 샘플링 조사’, ‘유해요인이 포함된 물질에 대한 즉각적인 사용정지 조치’ 등 몇 가지 약속도 내걸었다. “산업재해로 의심되는 질환에 걸려 투병 중이거나 사망한 분들과 그 가족들께 진심을 담아 사과의 뜻을 표하겠다”고도 했다.

그런데 조정권고안이 나오지도 않은 4월, 삼성은 느닷없이 일체의 예방 대책 논의를 뒤로 미루자고 제안했다. 조정권고안 발표 후 그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어야 할 8월에는, 아예 조정 절차 자체를 보류하자고 했다. 조정위원회가 이를 수용하여 조정 기일이 연기되자, 이번에는 예방 대책 안이 완전히 배제된 보상위원회 설립을 일방적으로 발표해버렸다.

이러한 태도에 비추어 앞으로 이어질 조정 절차에 삼성이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그 누가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삼성에게 묻는다. 사과와 예방 문제에 대해 대화할 의지가 있는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자 하는 철학이나 능력이 조금이라도 있는가.

 

4. 삼성은 피해 노동자의 인권을 우롱하고 사회를 기만하였다

무엇보다도 이번 삼성의 발표가 갖는 가장 큰 문제는 직업병 피해자들을 우롱하고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애써온 사회 구성원들을 기만하였다는데 있다.

3년 전 삼성이 제안한 ‘대화’의 목적이 과연 이것이었나? 삼성전자 공식 블로그를 통해 반올림에게 ‘조정위원회에 참여하여 모든 현안을 성실하고 투명하게 논의해 좋은 해결책을 마련하는데 동참하라’(2014. 10. 21)더니, 이것이 삼성의 성실이고 투명인가? 조정위원회 앞에서 ‘원만한 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조정 과정에 임하겠다’(2015. 1. 9) 약속하더니, 이것이 삼성의 최선인가?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라면 말바꾸기도 서슴지 않는 파렴치. 자신들의 잘못으로 빚어진 참사를 결국 자신들이 알아서 해결하겠다는 독단과 독선. 기업의 이윤추구에 희생되어 건강을 잃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던 피해자들에 대한 기만. 이것이 소위 '이재용 체제'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포부이고 비전인가. 돈과 권력 뿐 아니라 반인권‧반사회적 기업이라는 비판마저 대를 이어 세습하고자 하는가.

지난 8년간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 싸워온 반올림과 54명의 직업병 피해가족들이 묻는다. 삼성은 독단적인 보상위원회 발표에 대해 분명하게 해명하고 사과하라.

 

2015. 09. 07.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과 직업병 피해가족54명 일동

 

1. 황상기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백혈병 사망 故황유미 아버니/반올림 교섭단 대표)

2. 김시녀 (삼성LCD 기흥공장 뇌종양 피해자 한혜경 님의 어머니/반올림 교섭위원)

3. 손성배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협력업체 백혈병 사망노동자 故손경주님의 아들)

4. 강덕원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유방암 사망 故김도은님의 남편)

5. 강봉신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백혈병 사망 故김경미님의 남편)

6. 박수미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악성림프종 사망 故박효순님의 언니)

7. 정말숙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백혈병 사망 故윤은진님의 어머니)

8. 김기영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웨게너씨 육아종, 신장암 피해자)

9. 김미선 (삼성LCD 기흥공장 다발성경화증 피해자)

10. 정◯◯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백혈병 피해자)

11. 이소정(가명)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다발성경화증 피해자)

12. 이희진 (삼성LCD 천안공장 다발성경화증 피해자)

13. 박민숙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유방암 피해자, 퇴직 14년만에 발병)

14. 박원희 (삼성반도체 부천공장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피해자)

15. 구성애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피해자)

16. 이혜정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전신성 경화증 피해자)

17. 김지화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유방암 피해자)

18. 김○○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유방암 피해자)

19. 소나기(가명)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유방암 피해자, 퇴직 14년만에 발병)

20. 황○○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협력업체 피부T세포림프종 피해자)

21. 김기철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협력업체 백혈병 피해자)

22. 김◯연 (삼성반도체 기흥/화성 융모암 피해자)

23. 김◯◯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소아암 아이의 엄마)

24. 이 ◯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유방암 피해자)

25. 오◯◯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협력업체 유방암 피해자)

26. 이경범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뇌의 골육종 피해자)

27. 오상근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뇌종양 피해자)

28. 양동운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재생불량성빈혈 사망 故양문자 님의 동생)

29. 양태희 (삼성반도체 부천/기흥공장, 삼성lcd 천안공장 폐암 사망 故송유경님의 아내)

30. 나◯◯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악성림프종 피해자)

31. 김은영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악성뇌종양 사망 故배종현 님의 아내)

32. 나◯◯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갑상선암 피해자)

33. 선◯◯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만성신부전증 피해자)

34. 김보성(가명)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유방암 피해자)

35. 정◯◯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유방암, 피부괴사 피해자)

36. 이◯◯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폐암 사망 故이경◯님의 아내)

37. 서◯◯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갑상선암 피해자)

38. 이문주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난소암 사망 故이은주님의 오빠)

39. 김선희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백혈병 사망 故이범우님의 아내)

40. 김◯◯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악성림프종 피해자)

41. 신◯◯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뇌종양 피해자)

42. 김◯◯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백혈병 피해자)

43. 김은숙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갑상선암, 뇌수막염, 2세의 선천적 질환 피해자)

44. 김미옥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유방암 피해자)

45. 손◯◯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침샘암 피해자)

46. 김경희 (삼성LCD 탕정공장 골수이형성증후군 사망 故조은주님의 어머님)

47. 최◯◯ (삼성LCD 천안공장 뇌종양 사망 故최호경 님의 아버님)

48. 조해○ (삼성LCD 천안공장 유방암 피해자)

49. 이◯◯ (삼성LCD 천안공장 쇼그렌증후군 피해자)

50. 정○◯ (삼성LCD 천안공장 사구체신염 피해자)

51. 김◯미 (삼성LCD 천안공장 만성신부전증 피해자)

52. 이성택 (삼성LCD 천안공장 폐암 피해자 이지혜님의 오빠)

53. 김◯◯ (삼성LCD 천안공장 백혈병 피해자)

54. 김◯◯ (삼성LCD 천안, 탕정공장 유방암, 뇌종양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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