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구 회고록 '끝나지 않은 길' 제1.2권 출간'통일운동가.수학자 안재구의 어떤 현대사' 21일 출판기념회안재구(安在求) 교수의 회고록 『끝나지 않은 길』 1.2권이 출간됐다. 부제는 「통일운동가.수학자 안재구의 '어떤 현대사'」
2011년 6월 22일부터 2013년 6월 15일까지 통일뉴스에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두 차례씩 총 124회에 걸쳐 연재된 원고지 4천매 분량의 내용을 정리해서 펴낸 책이다.
제1권 '가짜해방' 첫 머리는 1945년 해방을 맞은 저자의 고향 밀양에서 친일 행적을 면피하기 위해 저자의 할아버지인 안병희 선생에게 집을 헌납했던 친일파가 미군청정의 등장과 함께 그들을 등에 엎고 애국자들을 탄압하는 재판의 풍경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제2권 '찢어진 산하'는 "1952년 9월 1일, 대학에 입학함으로써 나는 이 분단된 나라의 남쪽 사회에서 출세의 끄나풀을 일단은 잡게 되었고, 그러면서 분단을 반대하는 민족해방과 민중해방의 투쟁의 깃발을 내려버리고 만 것이다"라고 마무리되어 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가 "세계적인 수학자답게 뛰어난 기억력으로 해방 직후 현대사를 정밀하게 복원해놓은 현대사의 교과서"라고 추천한대로, 해방 직후 7년여 동안의 현대사의 굴곡을 원고지 4천매가 넘는 엄청난 분량으로 정리한 대단한 역작이다. 분량만큼이나 대단한 것은 바로 저자의 뛰어난 기억력이다. 저자는 투쟁의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은 물론 그들과 나눈 대화와 밀양의 저자거리 풍경을 혼신의 힘을 담아 생동감있게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대하소설에 뒤지지 않을 만큼 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인물 관계가 사실감이 넘치며, 엮어가는 사건은 한편의 장편영화를 보는 듯 하다. 그런가하면 저자가 직접 겪은 해방 직후의 시대상황과 사건, 정세를 그 어떤 역사학자의 기록보다 살아 숨쉬는 것으로 해설하고 '살아 낸' 자만이 가능한 내공으로 사건의 본질을 육중하게 전달한다. 그러나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하게 유지되는 해방 직후 이 나라 소년의 치열한 고민과 문제의식, 그리고 이 시기를 전사(前史)로 살아낸 저자의 이후 인생역정은 더 큰 울림으로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다. 저자는 2011년 6월 통일뉴스에 연재를 시작하면서 "내가 우리 시대를 살면서 그 속에서 언제나 따라다니는 공포와 가난 속에서 빼앗긴 해방을 다시 찾으려 발버둥을 쳤고, 더구나 갈라지기까지 한 조국을 아우르기 위하여 하나밖에 없는 목숨과 혈육마저 담보하며 살아온 나의 역사, 우리가족의 역사를, 현대사 속에서 아무나 가지는 역사가 아닌 어떤 한 사람의 역사를 「어떤 현대사」라는 이름으로 쓰려고 합니다."라고 적은 바 있다. "그래서 팔순이 다 되도록 살면서 헛살았다고까지 생각나는, 왜 이 모양인가 하는 말의 대답을 그 실마리라도 얻게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라고 저자는 말했다. 『끝나지 않은 길』은 이번에 출간된 1.2권에 이어 앞으로 제3권(수학자의 삶), 제4권(전사의 맹세)을 근간으로 준비하고 있다. "대학으로 들어갈 때는 순수이론과학인 수학을 연구하는 학자로 살기를 작정했다. 그것은 분단된 조국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전쟁으로 갈가리 찢긴 겨레가 너무나 가슴에 아리어서 그 상황으로부터 피하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나의 상아탑에 침잠하여 그 바깥의 아우성, 그리고 인민들의 노성, 생활하는 민중들의 몸부림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아니 일부러 모르는 채 하고 살았던 것이다." "1960년 3.15 부정선거에 의하여 도발된 청년학생들의 의거였다. 그것은 나에게는 호된 채찍을 들이댄 것이다. 정말 정신이 뻔쩍 들도록 하는 채찍이었다." 올 6월 통일뉴스 연재를 마치면서 저자가 남긴 글은 이후 두번의 사형 구형과 한번의 사형선고, 두번의 무기징역으로 이어지는 저자의 '끝나지 않은 길'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산수(傘壽)를 맞은 저자의 『끝나지 않은 길』 출판기념회가 21일(목) 오후 6시30분 서강대학교 동문회관 2층 스티브 김 홀에서 열린다. <저작권자 ⓒ 수원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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