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핑계로 “집회금지는 안돼” “평화집회 보장해야”

노동자들의 농성장 계속 철거돼...설상가상 생존위기에 내몰려

김삼석 기자 | 기사입력 2020/07/03 [20:47]

코로나19 방역핑계로 “집회금지는 안돼” “평화집회 보장해야”

노동자들의 농성장 계속 철거돼...설상가상 생존위기에 내몰려

김삼석 기자 | 입력 : 2020/07/03 [20:47]

 공공운수노동조합, 공공운수노동조합 아시아나케이오지부, 공권력감시대응 팀, 마사회 적폐권력 해체를 위한 대책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 인권변론센터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 2일 오후 1시 서울시청사 앞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집회 금지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방역을 이유로 집회가 금지되는 동안 권리를 호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가로막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은 각 참가자들이 간격을 두고 평화적 집회의 자유를 이야기하는 현수막을 들고 진행되었다. 기자회견의 마지막에는 서울시청사 앞을 현수막을 들고 에워싸는 현수막 인간 띠 잇기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 중에  서울시청사 앞을 현수막을 들고 에워싸는 현수막 인간 띠 잇기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 수원시민신문

 

이들에 따르면 지난 226일 서울시는 서울역광장,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효자동삼거리 신문로 및 주변인도, 종로 1가 도로 및 주변인도에서의 집회를 전면 금지했다는 것. 서울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병예방법 제49조에 근거해 이러한 조치들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렇게 금지된 집회는 생활방역으로 전환된 이후에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서울시를 뒤이어 각 자치구 역시 집회금지 고시를 계속해서 내고 있는 상황이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에 따르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자신들의 생존위기를 호소할데 없는 노동자들에게는 불법집회 개최 혐의로 소환장이 발부되었고, 장애인, 청년들의 집회도 금지되었다. 위법한 해고에 저항하기 위해 모인 인천공항 노동자들의 농성장은 계속해서 철거당했다. 광화문 마사회 문중원 기수 추모 농성장,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의 농성장 역시 강제철거를 당했다. 절박한 상황에서 권리를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무분별한 집회금지로 인해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참가자들은 서울시를 비롯해 지자체들은 방역을 위해서는 집회를 무기한 금지해야 하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방역과 집회의 자유는 결코 대립되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안전을 지키면서 모이고 외칠 권리를 누리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이미 방역과 함께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모두가 하고 있다. 여기서 시민들의 중요한 일상이자 헌법상 보장되어야 할 기본적 권리인 집회가 예외가 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코로나19로 우리 사회의 차별적 구조가 드러나는 지금, 차별과 낙인으로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 모이고 연결될 권리는 더욱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코로나19 이후, 우리는 더 모이고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의 집회금지조치 철회하라

서울역광장,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신문로 및 주변인도, 종로 1가 도로 및 주변인도, 기타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는 인근 장소들에 대해 서울시 집회 금지 조치. 동작구, 영등포구, 동대문구, 서초구, 강남구, 종로구 관내 집회금지 구역 지정. 인천시 시청 주변 집합금지 고시. 대구시와 성남시 관내 모든 지역 집회 금지. 광주시 시 전역에 대해 집회 금지 긴급 행정명령발동.

계엄령이 발동됐나? 군사쿠데타라도 일어난 것인가? 아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며 각 지자체들이 앞 다퉈 취한 집회금지조치들이다. 마치 집회금지조치가 최선의 방역조치라도 되는 양 의기양양하게 집회금지를 선포하고 고시한다. 코로나19로 생존위기에 몰린 노동자들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노동절에 모인 이들에겐 불법집회 개최 혐의로 소환장이 발부되고 있다. 절박한 상황에 처한 장애인, 청년들의 삶을 증언하기 위한 집회도 금지되었다. 인천공항 노동자 수천 명이 사실상 해고에 내몰린 가운데, 해고된 노동자 6명의 농성장이 벌써 3번째 철거당했다. 지난 2월 광화문 마사회 문중원 기수 추모 농성장,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의 농성장도 강제철거를 당했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집에 머무르라고 하지만 철거민들은 안전하게 머무를 공간도 보장받지 못한 채 쫓겨났다. 그 곳엔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여당 국회의원의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었다. 전쟁이 맞긴 맞나보다. 코로나가 아닌 시민들과의 전쟁 말이다. 이렇게 모이고 말하고 행동할 권리, 집회·시위의 권리를 빼앗긴 이들이 여기 모였다.

코로나19가 일상이 된 시대, 우리는 안전하게 집회하고 싶다

집회·시위와 안전에 대한 권리는 서로 대립하지 않는다.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거나, 불가피하게 제한되어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방역과 함께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우리 모두 하고 있다.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는 봉쇄 조치 한 번 없이 대중교통 출퇴근, 가게영업과 같은 경제활동이 계속되었고, 등교도 시작됐다. 집회·시위 역시 우리의 중요한 일상이자 기본권이며,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위기 상황에서는 더욱 절실히 필요한 권리이자 활동이다. 이미 집회참가자들은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발열체크와 같은 방역수칙 들을 지켜가며 집회·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대부분 옥외에서 개최되고, 사전신고체계 등을 갖춘 집회·시위는 오히려 방역이 용이하다. 집회금지조치가 정말 방역을 위한 것인지 진지하게 되묻게 된다.

 

202072

 

공공운수노동조합, 공공운수노동조합 아시아나케이오지부, 공권력감시대응 팀, 마사회 적폐권력 해체를 위한 대책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 인권변론센터, 빈곤사회연대,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청년사회주의자모임, 코로나19 비정규직 긴급행동, 코로나19 인권대응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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